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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USA

미국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생각해본 아시안의 위치는?

최근의 미국 인종 차별 항의 시위는 계속되는 사건 사고로 지난주까지 많은 사람들의 모임이 계속되었었는데요, 이번주는 상대적으로 잠잠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아디다스를 비롯한 일부 회사들은 직원 채용시 흑인과 히스패닉 인종에 쿼터제를 할당해서 의무적으로 30% 가량을 채용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이런 뉴스들을 보면서 이번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나름 이런 저런 결과들을 만들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한편으로는 미국에서 살아가는 아시안들의 위치를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네요.

 

기업뿐 아니라 일부 대학들도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 입학에 대한 쿼터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미국의 수능이라고 할 수 있는 SAT, ACT 시험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이번 입시생들은 이런 시험점수 없이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인 뿐 아니라 많은 아시아 이민자들의 주된 특징이 바로 높은 교육열입니다. 중국,인도 등 한국 외 아시아 국가들도 교육열이 엄청나서 학교 성적 상위권은 항상 아시아계 사람들이 휩쓸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흑인/히스패닉 쿼터만 늘어난다는 것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대학 입시나 직장 채용 시 실력 외 이유로 역차별 받는 아시안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이런 현실을 반영한 통계들도 많이 있지요. 어떤 유명 대학에서는 아시안 입학 시 백인에 비해 SAT 점수가 100~200점, 흑인이나 히스패닉에 비해 300~400점 높아야 동등한 평가를 받는다는 연구자료를 발표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마저도 SAT/ACT같은 시험이 없어진다면, 아시안계는 앞으로 무엇을 얼마나 더 열심히 해야 다른 인종들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걸까요? 

 

입시를 앞둔 한국계 학생들이나 부모들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들을 많이 듣습니다. "명문대 지원할때 가장 힘든 사람들은 공부 잘하는 아시안인 남자들이예요.." 인종 쿼터제의 취지는 좋으나 오히려 우수한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사회 진출을 억압하는 역차별 도구로 사용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에서 인종과 인권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단편적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